국문학자 조동일 교수 계명대 석좌교수에...
- 올 9월부터 ‘세계화, 지방화 시대의 한국학’ 주제로 공개강연
국문학자, 문학평론가로 유명한 조동일(趙東一, 65세) 교수가 계명대 석좌교수에 임용됐다.
이번 8월 31일부로 서울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하는 조동일 교수가 오는 9월 1일부터 계명대 석좌교수로 강단에 서게 되었다.
조교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계명대는 1968년 29세 때부터 1977년 38세 때까지 젊은 시절 의욕을 가지고 일하던 곳입니다. 그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습니다.”라고 석좌교수 임용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조교수는 ‘세계화·지방화 시대의 한국학’ 이라는 주제로 공개강연을 하는데, 기존 학과의 교과목과는 별도로 개설하는 특강형식으로 진행한다. 재학생은 물론 일반인 등 누구나 청강할 수 있다.
강의를 통해 조교수는 “세계화 시대를 바람직하게 이끄는 이론을 한국학의 세계화에서 찾고자 한다”고 밝히고, “한국학이 전국 단위의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다양하게 연구해 지방의 발전에 구체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또 “세계화와 지방화의 상호관련을 고찰하고, 그 둘을 동시에 이룩하는 연구의 본보기를 보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교수는 강의내용을 정리해 출판용 원고를 작성하고, ‘한국학의 역사와 분야’, ‘한국학의 이론과 방법’, ‘한국학의 정책과 제도’ 등 모두 3부에 걸친 책자로 출판할 계획이다.
또 2010년에는 이들 책자를 영문판으로도 출판한다고 한다.
조교수는 특히 이번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각자 자기가 학문을 하는 주체임을 명심하고, 학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가 하는 문제를 자기 것으로 하고, 스스로 고민하고 모색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조교수는 서울대 정년퇴임에 즈음해 퇴임논총 대신 제자 75명과 회고록을 냈다.
정년퇴임을 자축하는 이 회고록은 1968년 계명대를 시발로 영남대, 정신문화연구원, 서울대 시절까지 36년 교직 생활을 조 교수가 회상하면서, 해당 학교에서 그에게 배운 제자들이 스승과의 만남에 얽힌 일화를 회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회고록에는 민요나 설화조사, 한국문학사 연구, <민족문화백과사전> 편찬과 같은 그 자신의 연구활동을 비롯해 제자들과 얽힌 사연들이 때로는 울분과 비판의 어조로, 때 로는 웃음을 자아내는 모습으로 정리돼 있다.
“계명대 시절, 경북 영천군의 한 제자 고향집에 며칠 동안 머물며 민요 현장조사를 할때였습니다. 그때 그 제자의 성적표가 우편으로 고향집에 날아들었습니다. 그 성적표에 제 과목이 낙제처리돼 있더군요. 얼마나 민망했던지...” 라고 하며 회고록의 일화 한 부분을 소개했다.
계명대에서 강의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오라는 대학이 여러군데 있었으나, 교직에 첫발을 디딘 인연과 계명대가 세계화를 앞서서 추진하는 지방대학이어서, 하고자 하는 강의 주제와도 일치하여 계명대 강단에서 의욕을 갖고 강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한국문학사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연 <한국문학통사>를 비롯한 50여권의 저서와 <가면극의 희극적 갈등> 등 200여편의 논문과 수십편의 평론집 등 다양한 저술과 연구활동을 펼쳐 ‘도남국문학상’, ‘한국출판문화상 저작상’, ‘중앙문화대상’, ‘만해학술상’, ‘대한민국 학술원상’, ‘한불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조교수의 취미는 등산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5분경 서울 지하철 7호선 도봉산역에서 내려 도봉산을 오른다. 만나고 싶은 사람은 사전 연락 없이 그 시간에 그 곳으로 가면 된다.
계명대는 조교수의 이번 석좌교수 임용으로 지난 2003년 3월 석좌교수로 임용된 김열규 교수와 더불어 ‘한국학연구원’, 지난 5월 개관한 ‘계명한학촌’ 등을 바탕으로 한국학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으며, 우리 문화 및 문학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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