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 이론 세계적 권위 지젝교수 계명대 강의
유전공학으로부터 정신분석학으로'를 주제로 목요철학세미나에서 강연
「유럽 인문학의 천재」로 일컬어지는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대학 철학과 슬라보예 지젝교수가 계명대 목요철학세미나 강사로 초청돼 9일 오후 5시부터 3시간동안 성서캠퍼스 대학원 4층 대형세미나실에서 "유전공학으로부터 정신분석학으로"라는 주제로 열정적인 강의를 펼쳤다.
1949년생인 지젝 교수는 슬로베니아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사상가 철학자이며 대중문화평론가이다. 라캉파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출발한 이후 헤겔을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의 이론으로 포섭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슬로베니아 라캉학파'를 창설했다.
그의 글은 난해하고 폭넓은 독서력을 요구하지만, 그가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것은 영화 '메트릭스'와 같은 영화를 철학과 접목하면서 부터이다. 그는 영화와 대중 예술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으로 독자를 사로잡았는데, 특히 히치콕 감독의 여러 영화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하였다.
1990년 슬로베니아 대통령 후보로 나섰으며, 최근 9 11테러 이후 부시가 펴온 대외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한국방문이 처음인 지젝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최근 세계적 이슈로 부각한 유전공학에 대해 "유전공학에서의 과학적 약진은 인간성 상실뿐만 아니라 자연 그 자체를 잃어버린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유전공학 등 과학기술은 갈수록 불가시성을 띠며 우리의 일상 생활에 녹아들 것"이라며 "인간이 정신적·영적 존재라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가 유전공학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유전공학에 대해 수용적인 입장을 나타낸 지젝 교수는 "그 이후에 인간의 자유, 존엄성에 대해 다시 정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정신은 사회적일 수 밖에 없다고 규정한 그는 "인간의 정신은 사회적 관계와 지능을 객관화시키는 인공적 기계적 보충물의 그물망 속에서만 등장하고 기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젝 교수의 국내번역서로는 {삐딱하게 보기},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모든 것}, {향락의 전이},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환상의 돌림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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