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미술교육의 최고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전시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10년간 지속적으로 전시회를 통해 장학기금 2억을 만들 계획입니다."
계명대 서양학과 출신으로 국내 최고수준의 서양화가가 된 미술학부 서양화
전공 이원희 교수(李源熙·46)가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대명캠퍼스 극재미술관에서
제자들의 유학 장학금 마련을 위해 전시회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사실주의 화가인 이원희 교수는 계명대를 한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미술교육기관으로
키우기 위해 제자들을 러시아 레핀아카데미로 유학 보내는 장학기금을 모으고 있다.
이 장학기금은 우수한 학생들이 재학 중 레핀아카데미에서 실기연수를 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 유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쓰인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있는 레핀 아카데미는 사실주의 미술의 세계 최고
교육기관으로, 계명대는 97년부터 방학동안 1개월간 실기연수를 실시해오고 있다.
"사실주의는 미술교육에서 뿌리가 될 만큼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데도, 국내 대학의
경우 사실주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계명대는 앞으로
사실주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대학교육의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고,
졸업 후 유학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미술학부는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1994년 러시아 레핀아카데미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실기 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졸업 후 레핀아카데미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학·석사 연계과정을 만들 계획이다.
이원희 교수는 계명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순수 국내파 화가로, 국내
최고수준에 도달한 사실주의 서양화가이다. 사실주의는 가장 대중적이면서 자연
친화적인 서정성을 갖고 있는 미술 조류지만, 국내 서양화단에서는 인기가 높지 않다.
그래서 이 교수는 공부를 하면서 사실주의 그림에 많이 굶주렸다고 토로한다.
"구시대적이고, 고답적이며, 시대착오적이라는 평이 있지만 사실주의는 그림 교육에
있어 근저를 이루는 토대입니다. 공부를 하면서 많은 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볼만한 그림이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14회의 개인전을 연 그는 사실주의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에 대한 성취감을 많이
느낀다고 전한다. '손끝에서 작은 세계들이 새로 태어나는 기쁨'을 누린다는 것.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그는 한국의 자연을 고향에 대한 애틋한 정감으로 담아내는
화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자연은 특유의 공기와 빛이 있습니다. 땅은 자연과 인간이
조응하는 곳으로, 자연의 속살인 땅이 온전히 드러나는 겨울풍경을 좋아합니다."
그의 그림은 작품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뿐 아니라 개인전 작품이 전부 판매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도 누리고 있다. 이 교수는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윤관 전
대법원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 저명인사들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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