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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인과 연극인의 꿈의 무대인 헐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38년간 활동한 한국배우 오순택(吳純澤)씨가 계명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부임했다.
지난 9월 초 계명대 전임대우 초빙교수로 부임한 오순택 교수는 한국보다는 외국에 더 잘 알려진 배우이다.
영화배우 오순택을 가장 쉽게 알아보려면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5년)를 떠올리면 된다. 그는
이 영화에서 로저 무어와 짝을 이룬 홍콩주재 영국정보원역을 맡았다. 당시 미국에서 잘 나가고 있던 배우 오순택은 영국 영화인 '007 시리즈'에
까지 출연하게 된다.
1965년 브로드웨이 연극'라쇼몽'에서 남편역으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LA 타임스로부터 "무대에 새 스타가
탄생했다"는 평을 받았고, 그후 주목받는 동양인 미국배우가 됐다.
뮬란 아버지 목소리를 연기해 영화계로부터 "아버지 목소리의 전형"
격찬
그는 1974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태평양 서곡'에서
주연으로 출연했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에덴의 동쪽''5-0 수사대' '맥가이버' '삼총사' '마르코폴로' 등 TV시리즈에도 자주
출연했다.
그후 '미싱 인 액션(Missing In Action) Ⅱ''파이널 카운트타운(Final Countdown)' '비버리힐즈
닌자' 등에서 조연을 했고, 최근에는 월트디즈니 만화인‘뮬란’에서 뮬란 아버지 목소리를 연기해 영화계로부터 "아버지 목소리의 전형"이라는
격찬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가 미국에서 출연한 작품은 영화와 TV 드라마 120편, 연극 80여편에 이른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영화와 TV드라마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연극계의 명성이 더 크다. 미국영화와 TV드라마에서는 동양인이어서 조연이
중심이었지만, 연극 무대에서는 주연을 도맡았다.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흥행하기 위해서는 주연배우의 3요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인, 블론드(금발),
블루아이(파란 눈동자)가 그것. 이런 헐리우드의 풍토에서 한국인 오순택이 40년 가까이 배우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그의 배우근성과
노력 덕분이었다. 그의 말의 빌리면 "우둔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양인이 헐리우드에서 배우활동을 하는 것은 '산에서 고래를, 바다에서 호랑이를 찾는 일'입니다." 아무리
잘한다 한들 동양인 배우를 주연으로 하는 영화가 없는 헐리우드 영화의 현실을 그는 이렇게 비유하고 있다.
195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교보다는 단성사에 다녔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영화에 빠져 지냈다. 결국 1959년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가방하나
들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미국 UCLA대학에서 영화공부를 하다가, 교수의 추천을 받아 뉴욕의 배우전문학교(The
Neighborhood Playhouse School of The Theater)에 들어갔다. 이 학교는 그레고리 팩, 폴 뉴먼, 스티브 맥퀸
등을 배출한 연기 명문으로 그는 정식 오디션을 거쳐 입학한 첫 동양인이었다. 그와 같이 입학한 157명 중 졸업한 사람은 16명뿐이었다.
배우전문학교 졸업후 그는 UCLA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땄고, 연기분야의 최고 학위인 MFA도 받았다.
배우란... 집념을 갖고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는
직업
"무대위의 연기 절정은
일상의 충실한 삶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배우란 재능을 갖고 있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고, 집념을 갖고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미국에서도'Soon-Tek Oh'로 통하는 오순택은 예명이 없는 한국배우이다. "많이 배워서 한국에
가야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예명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한국인 배우로서 자존심을 지켰던 그는 더티 코리안 영화로 비난을 받았던 '폴링
다운'(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출연 제의를 사양하기도 했다.
오순택 교수는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로 한국에 왔으며, 올해 7월 부천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았다. 현재 월드컵 공식기록 영화자문회 자문위원장으로 활동중이며, 연기관련 입문서를 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명대는 종합예술의 대표적 장르인
연극·영화계 인력 양성을 새롭게 시도
계명대 공연예술대학 연극영화과는 대구지역 최초의 연극영화과로 2003년 문을 연다. 계명대 연극영화과는
연극과 영화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되, 실제 작품 제작에 초점을 맞추는 실무위주의 교육과 현장참여, 해외연수 등으로 연극·영화계에 바로 참여할 수
있는 전문 실무인력 배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
특히 예술분야의 명문으로 오랜 명성을 쌓은 계명대는 종합예술의 대표적 장르인
연극·영화계 인력 양성을 새롭게 시도한다. 오순택 교수의 부임으로 세계 최고의 헐리우드 영화제작 시스템을 직접 배우는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계명대 공연예술대학은 연극영화과, 디지털음향제작과, 에니메이션과로 만들어지며, 각각 30명씩 신입생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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