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재수 후 학교를 지망할 때 서울대를 가느냐, 계명대 FISEP에 가느냐 갈등을 했습니다. 패션이란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 싶어 조금은 도박을 한다는 생각으로 계명대에 왔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습니다. 계명대에 오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는 있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서휘진(24·패션학부 패션디자인 전공 3년)군은 이제 한국이 주목하는 신인 디자이너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제19회 대한민국패션대전 국무총리상에 이어 12월 파리신인디자인 콘테스트에서 3등을 받아 이목을 집중시킨 후, 올 3월 제1회 PID 세계패션디자인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아 패션계를 놀라게 했다. “FISEP 교육과정에 있는 호주어학연수와 밀라노캠프를 통해 생각을 크게 넓힐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수업을 많이 받았는데, 이러한 교육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발상도 가능했다고 봅니다.” 서휘진군은 계명대 FISEP(섬유·패션산업특화 국제전문인력양성 국책사업단) 2기생이다. 서울대에 가도 족히 합격할 만큼 성적이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그가 FISEP을 지원한 것은 전면장학생인데다, 국내 대학교육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현장감 있는 선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군은 2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했다. “FISEP 교육과정이 힘들어서 좀 쉬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교육과정이 엄격하다. 그는 휴학기간 동안에도 한국패션센터 도서관을 매일 다니면서 새로운 방식의 패션공부를 했고, 패션대전에 공모해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그가 한국패션대전과 파리신인디자인 컨테스트에서 입상한 작품은 ‘클릭! 가방을 입자’. 클릭이라는 언어에서 오는 컴퓨터의 이미지를 과감히 빼고, 미래와 디지털에 대한 느낌만 반영해 가방의 이미지를 의상에 담았다. 또 제1회 PID 세계패션디자인 콘테스트 대상을 받은 ‘인텔리전스 디지털리안(Intelligence Digitalian)’은 스포츠룩 유행이라는 트렌드를 반영, 검도복와 태권도복의 이미지를 새로운 의상작품으로 표현해 좋은 평을 받았다. 이 작품들은 학생답지 않게, 표현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절제하고 정제해 전체적으로는 심플한 분위기다.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육성이 한국패션계의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 그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가능성을 세계패션계에서 검증받고 싶은 게 그의 꿈이다. 세계적인 패션도시 런던에서 세계 각지에서 모인 디자이너 지망생들과 나란히 겨뤄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당장 군복무가 그의 앞에 놓여 있다. 패션 전문가들은 “한창 빛을 발하고 있는 그의 창의력이 군복무과정에서 빛을 바랄까봐 걱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