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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지친 일과를 마치고 집에 오면 말도 통하지 않는 아내에게 괜시리 화도 많이 냈습니다. 그동안 나로 인해 아내가 얼마나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까 깨닫는 순간, 눈물이 나더라구요.”

  11월 24일(목) 10시. 계명대 성서캠퍼스에는 특별한 15쌍의 부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 부부의 공통점은 부인이 모두 베트남인이라는 것.

  계명대에서는 외국인 부인을 둔 가정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부부간 신뢰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만남, 대화 그리고 회복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은 한국 예절교육, 문화강의 뿐 아니라 차와 다과, 레크리에이션 등 다채로운 코너로 진행되었다.

  3살난 아들과 동행한 김투위(Kim Thuy, 25세, 성주군 거주)씨는 “베트남 사람들과 만나서 기분이 좋다”면서 “떡과 차도 맛있었고 불편하긴 하지만 한복을 입어보니 너무 이쁘고 기분이 좋았다”면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계명대 한 관계자는 “5월 군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성주군에 있는 외국인 부인의 숫자는 69명, 청송군에는 100여명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베트남과 필리핀 출신이다”라며 “이들 가정에 발생하는 문화와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들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임을 알게 되었다”며 프로그램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바로 남편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특별교육’이었다. 일방적으로 베트남 부인들에게만 한국문화이해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남편들에게도 베트남에 대한 영상물을 통해 베트남문화와 가족모습에 대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상호이해와 신뢰를 형성하도록 했다. 베트남 부인들은 한국생활이 어려운 이유로 ▲언어 ▲풍습 ▲환경의 차이 등을 들었으며 결혼생활에서의 어려움으로는 ▲인격적인 모독 ▲자유를 구속할 때 ▲ 칭찬과 격려가 인색하다 등을 꼽았다. 학교측의 프로그램은 이러한 베트남 부인들의 한결같은 애로점에서 착안된 것.

  남정환(47세, 경북청송거주, 농업종사자)씨는 “부부는 대화의 장으로 살아가는 것인데 언어소통이 되지 않으니 그동안 아내와 부딪히는 부분이 솔직히 적지 않았다”라며 “이번 교육을 통해 소중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게 바램”이라며 주위에 있는 같은 처지의 가정에 적극 추천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계명대 최광현(崔光鉉. 38세. 신학과)교수는“교육이 끝나고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흐뭇하다”며 “프로그램을 위해 특별히 학생과 교수로 구성된 20여명의 봉사단에게 감사드리며,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 지역뿐 아니라 국가간 우호증진에도 귀중한 역할을 담당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봉사활동 프로그램의 경비는 전액 “계명 1%사랑나누기”기금에서 충당된다. “계명 1%사랑나누기”기금은 계명대학 소속 교직원들이 지난 2004년초 부터 봉급의 1%씩을 모아 이웃사랑을 위해 쓰도록 조성되고 있는 기금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올 1월말까지는 대구,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가정 중 베트남 부인을 대상으로 주로 실시할 예정이며 내년 2월부터는 점차 확대 실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해당 베트남 부인과 가족에게는 4회 이상 한글교육을 포함한 집중적인 교육과 봉사활동이 제공되며 시간과 여건상 학교로 방문하지 못하는 가정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교육까지 실시한다는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한편 계명대는 지난 10월에도 지역공단에 근무하고 있는 5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과 함께 컴퓨터 활용, 한국음식 만들기, 사물놀이 배우기 등의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봉사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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